은샘 김춘강 서예가, 봉사 등으로 모은 금액 본사에 ‘쾌척’
홍성에 전하는 작은 감사의 뜻, 남편은 이상선 전 홍성군수
고향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 결심, 훈훈한 감동 전달
[홍성=로컬충남] ‘평범한 시민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말이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나 나눔을 실행하는 사람들, 봉사의 현장 등에서 숭고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흔히 오가는 말이다.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알고 철저한 사명감으로 주어진 일을 진솔하게 즐기며, 힘이 미치는 데까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그 결심이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일을 즐기고 정직하게 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면서도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나누는 삶이 참으로 아름다운 이유다.
대전지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은샘 김춘강 서예가가 평소 자원봉사 등을 하면서 모은 금액 중 작품 활동에 들어간 금액을 제외한 전액(1,250만 원)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 고향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에 써달라며 홍주일보사에 쾌척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주 홍주일보사와의 통화에서 은샘 김춘강 서예가는 “그동안 80이 넘은 나이까지 건강을 지키며 봉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고향 홍성의 크로바양계·식품 이환진 사장님의 배려에 대한 고마움과 은혜를 베풀어준 고향 홍성에 작은 감사의 뜻이라도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부의 뜻을 밝혔다.
‘80대의 군수 사모님’은 건강과 삶의 활력을 위해 봉사활동 등으로 모은 금액을 힘든 젊은 시절을 함께 해주고 남편의 군수 시절 성원을 보내준 분들, 고향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적은 금액이지만’이란 표현으로 볼 때 남편과는 별개로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은샘 김춘강 서예가는 시간이 날 때면 대전에서 열리는 홍성군 특산품 판매를 위한 금요장터 등에서 특히 구운계란 등으로 유명한 홍성크로바양계의 계란 판매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크로바양계 이환진 사장은 “이상선 군수님이 홍성군수로 계실 때부터 사모님이 봉사를 하시면서 알고 지냈는데, 대전에서 홍성군특산품 장터를 열 때마다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셔서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며 “연세도 있으신데 성심을 다해 많은 도움을 주시는데, 정말 훌륭한 뜻을 가지고 계셔서 감동이며 존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샘 김춘강 서예가는 30여 년 동안 작품 활동을 통해 주로 만해 한용운 선사의 문학 작품과 문학 혼이 담긴 화제를 주로 써오고 있다.
대전·충남지역에서 김 서예가는 80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만해 한용운 선사를 알리는데 앞장서는 대표적인 서예가로 꼽히고 있다.
김 서예가는 ‘님의침묵 서예대전’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입상했으며, 충남과 대전지역 서예전에서도 다수 입상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현재는 대전광역시 한글서예부문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와 만해축전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님의침묵 서예대전’에서 수차 입상했으며, 2021년에는 제51회 충청남도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 만해 한용운의 작품 ‘해당화’로 특선을 차지하기도 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남을 위해 쓴다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 것을 감안한다면, 군수 사모님의 아낌없는 아름다운 선행은 이 시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귀감이 되고 있다.
더구나 팔십이 넘은 나이에 고향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일에 솔선해 봉사하면서 모은 돈 전액을 고향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실천하는 마음과 정성이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로 펼쳐지니 말이다.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나눠주는 마음은 분명 아름답고 감동적인 일이다. 남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흔쾌히 내놓는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은 현실에서 말이다.
경제난이 계속되고 사회 곳곳에서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이웃들이 있어 여전히 세상은 따뜻하다. 저마다 자신의 처지가 어렵다고 하소연하지만 돌아보면 주위에는 여전히 자신보다 힘든 처지의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동참하는 일이 무엇보다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은샘 김춘강 서예가의 나눔 정신이고, 삶의 철학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행복은 많이 가졌다고 해서 커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다. 사랑도 나눌수록 커지고 폭발력을 지닌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나눔을 통한 사랑이다”라는 신념을 실천하는 김춘강 서예가의 나눔실천 정신은 각박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소중하고 값진 교훈이 아닐까.
은샘 김춘강 서예가의 남편은 관선 홍성군수 2번에 민선 홍성군수 1번 등 총 3번의 홍성군수를 역임한 이상선 전 홍성군수다.
이상선 전 군수는 지난해 지역의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의 어려웠던 고생과 아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법무사셨던 아버님이 우익인사로 몰려 제2차 학살대상이 되시는 바람에 너무나 고통스럽게 작고하시고 난 후 반공 이념이 박히게 됐고, 제 신념은 정의롭고 공명정대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빈곤과 가난을 직접 체험하며 살았습니다. 배도 고프고, 입을 것도 없고 정말 비참한 삶이었죠. 고등학교를 마치고 공군 제대 후 내각사무처 공무원 시험에 전국에서 5만 명이 응시해 2000명이 합격했는데 제가 합격해 5급 공무원 서기보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스물네 살 때 한 살 어린 제 아내를 운명적으로 만나 58년째 해로하고 있습니다. 대전의 서예 초대작가인 아내가 내조를 잘 해줘서 지금까지 잘 살아왔네요. 내후년이면 회혼을 맞게 되는데요. 아내는 군수 부인 시절 지역 주민들을 직접 섬기기 위해 미용사 자격증까지 따서 미용 봉사를 했답니다. 제 아내는 지금도 금요장터에 가서 홍성의 특산품인 달걀을 판매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우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삼식이 신세인 것이 미안할 따름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상선 전 홍성군수는 1940년 홍성읍 고암리에서 출생해 홍주초등학교, 홍성중학교와 홍성고등학교 졸업 후 1961년 홍성군청 산업과를 시작으로 37년간 공직에 몸담아 충남도 지역경제국장, 농정국장, 보건환경국장, 공영개발사업단장, 공보관 등을 거쳐 한청수 도지사 시절 임명직 군수로 1991년 제31대, 1994년 제33대 홍성군수를 역임했다. 이후 탁월한 행정능력과 남달리 강한 애향심, 군민들의 신망과 지지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민선 제36대 홍성군수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