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로컬충남] 지난달 19일 아침 9시30분경 읍내동 원룸에서 당진우체국 강모(49) 집배원이 죽을 것을 동료들이 발견한 일이 벌어졌다.
죽은 강 집배원은 2014년 비정규직 상시집배원으로 입사해 2018년 7월에 정규직이 돼 1년도 못된 성실한 집배원이었다.
그동안 강씨는 당진우체국에서 20km 떨어진 송악읍 복운리 이주단지와 자연마을 3곳을 오토바이로 업무를 수행했다.
강씨는 대전에 있는 부인과도 떨어져 주말부부로 생활 중이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올 상반기 동안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돌연사 유명을 달리했다. 더 이상 장시간의 중노동과 인력부족으로 집배원이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부는 노사 합의사항이던 '집배원 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가 이행되게 직접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20일 부검에서 뇌출혈로 인해 사망하면서,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더 커졌다.
전국우정노조는 지난 20일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인력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라는 노사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7월 9일 총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호 우정노조위원장은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등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우정사업본부는 돈이 없다고만 되풀이 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2시간인 한국 임금노동자의 평균노동시간보다 693시간 정도가 더 많은 것이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지난 20일 우정사업본부와 1차 쟁의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우정사업본부가 예산 문제를 토대로 조합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조정이 결렬됐다. 26일까지 쟁의조정 기간에 양측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제 퐁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정노조, 쟁의기한 5일로 재연장
현재 우정노조의 쟁의조정 기한이 지난달 26일에서 7월 1일까지로 연장된데 이어 또 5일로 재연장되면서, 우정사업 사상 첫 파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호 노조위원장은 5일까지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집배원 증원'과 '토요배달 폐지' 노사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토요배달 거부(7월 6일)와 함께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9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당진우체국 앞에 차려졌던 강씨 빈소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