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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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건은 무엇일까?
침대다! 침대에서 돌아가시는 분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물론 우스개 소리다.

그 다음 위험한 물건은 무엇일까? 자동차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자동차사고로 연간 4152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32만 2829명이나 되는 부상자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침대나 자동차를 없애자는 주장은 보지 못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운전자나 탑승자의 사망과 부상을 줄이기 위하여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교통안전시설을 더욱 보강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뿐이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 선박 등 우리가 이용하는 많은 문명의 이기 중에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울리히 벡 교수는 현대사회는 이같은 위험이 일상화 되어 있다며 이를 위험사회라고 했다. 모든 국가는 이같은 일상화된 위험을 줄이거나, 유사 시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대책들을 강구할 뿐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람이나 환경에 주는 피해가 치명적이기에, 경제성이 없기에 폐기해 나가야 한다고 한다. 아니 우리나라는 이미 2029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하기로 했고, 2023년에 준공되는 신고리 6호기를 끝으로 더 이상 원전건설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그 후유증은?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와 KAIST의 원자력공학과의 석박사 과정에 지원자가 사라졌다. 앞으로 10년 내에 원자력 관련 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고사하고, 국내 최고 원자력 전문가들이 해외로 나가게 되어 60년간 구축되어온 원전 산업 인프라가 궤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 원전을 수입하려던 국가들마저 일본 등 우리의 경쟁국들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018년 1~3분기 한국전력과 한수원의 영업 이익은 2017년 1~3분기 대비 각각 88%와 46% 감소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원자력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피해 규모나 후유증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런데, 원전을 대체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사업으로 인해 상당 수 농지와 산림을 훼손하고, 저수지 심지어 새만금까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을 태세다. 이로 인한 환경 파괴와 자연경관 훼손, 그리고 내용기간이 경과한 이후의 판넬 처리 비용, 실제 발전용량 등 경제성을 충분히 따져 보았는지 묻고 싶다. 탈원전 정책을 주장하는 분들도 안전성과 경제성이란 측면에서 원전 보다 모두 비교 우위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는 분들의 과반수가 여권 캠프 출신 인사들이라는 점은 정부 보조금의 독식, 무분별한 개발 허가 등 대형 비리로 이어질 소지는 없는 것인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2년 전부터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대만은 이를 국민투표에 부쳤다. 98%의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유사 시 외국에서 전력을 끌어올 수 없는 섬나라이기에 어찌보면 부결은 당연한 수순 아닐까?

대만 국민들은 현재로서는 원자력이 최적의 에너지원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고, 대만의 집권 여당과 정부는 잘못된 탈원전 정책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챙긴 셈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탈원전 정책을 결정하는데 독일은 20년이 걸렸고,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다섯 번이나 했다고 한다.

정부는 우리나라처럼 원전 전문가들도 아닌 사람들이 공론화 위원회랍시고 만들어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그나마 국민 2만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원전 확대·유지 44%, 축소 39.2%)를 무시하는 일은 원전사고에 못지 않은 아픔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용선 
세한대 경찰소방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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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만의 탈원전 정책 폐기, 그리고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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