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물 한 모금, 물 한 모금이 없어
물 한 모금의 사랑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내가 가진 것은
노트북이 있어도
핸드폰이 있어도
물 한 모금의 사랑이 없어
당신의 가느다란 실핏줄이 되고자
나무에서 뚝뚝 떨어지는
찬란한 단풍잎을
나의 심장으로 심었습니다
저 아름답고 황홀한 낙조의 해변가를
나의 가슴으로
심었습니다
저 아름다운 하늘 바다
흙을
나의 눈의 정원으로
깊이 깊이 간직하였습니다
오 오 오
사랑하는 그대여!
오늘 나의 물 한 모금이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나는 그대의 발등에
온 몸을 숙여
뜨거운 입김을
듬뿍듬뿍
담아 드리고자 합니다.
박현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