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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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읍 황금산 등산로에 쌓여 있는 돌탑에 등산을 다녀간 산악회 휘장이 어지럽게 걸려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산=로컬충남]전국 어느 산을 가도 크고 작은 돌탑들이 서있다. 경남 마산의 팔용산 돌탑이나 전북 진안 마이산 돌탑처럼 예술의 경지에 이른 돌탑도 있지만, 등산길을 오가는 사람들 중 누군가 처음 돌을 던져 놓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하나씩 얹어서 자꾸자꾸 돌탑을 높인다.


추석 명절인 지난달 24일. 아침 일찍 부모님이 모셔져 있는 삼길사를 방문하여 제를 올린 후 돌아오는 길에 황금산 올레길로 발길을 돌렸다. 명절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올레길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대산공단 옆인데도 불구하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한참을 걷다 코끼리바위 방향으로 내려가는 등산로 옆에는 언제부터 누가 쌓았는지 모르는 돌탑이 쌓여있다.


그러나 돌탑 주변에 수많은 산악회 휘장들이 감겨져 있어 볼썽사납기까지 했다. 게다가 돌탑 주변에 버려진 술병과 쓰레기들을 보고 있자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나도 등산을 하면서 돌탑이나 나뭇가지에 휘장을 거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그런 기억이 없는지라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우리나라 산의 돌탑은 샤머니즘적인 기복신앙의 한 형태라고 한다. 자연신에게 행운을 비는 서낭당과 비슷한 미신 형태라는 것이다. 자기가 올린 돌이 잘 자리 잡고 있으면 안전 산행을 보장한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이유야 어떻든 전국 유명산들은 여기저기 자리 잡은 돌탑의 홍수를 이룬다. 그런데 등산길 좌우에 즐비한 돌탑들이 보기 흉하게 산악회 휘장들로 치장이 되어있다면 이기심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황금산 둘레길을 자주 오른다는 한 등산객은 “항상 마주치는 등산로 옆의 돌탑에 내걸린 각양각색의 휘장들이 눈에 거슬렸다”며 “그렇다고 직접 제거하자니 누군가가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되면서 무엇인가 마음이 불편하고, 그렇다고 그대로 내버려두자니 보기가 흉하다”고 말했다.


황금산 둘레길의 돌탑. 아니 돌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하여 그냥 돌무더기 같지만 그러나 그것은 그냥 모아 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가 일부러 던지거나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의미 없는 돌탑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야말로 사람의 생각들이 한 가지씩 사연과 염원을 담아 모아둔 흔적 그대로 보존하는 지혜가 아쉬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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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돌탑 휘감은 휘장과 버려진 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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