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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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 논설위원.

[로컬충남]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가 17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각 당 후보들의 정치적 신조나 세계관 그리고 사명감이나 전망과 장기적 목표 제시는 실종된 상태에서 후보와 가족들을 둘러싼 여러 논란만 이슈의 중심에 있다.

2월 16일 자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은 “겁먹은 권력자의 말기적 반응”이라는 제하의 기사에...문 대통령의 서사는 극적이지만 미학이 없다. 비겁하기 때문이다. 권력에 집착했으면서 초연한 척하고, 피를 탐했으면서 착한 척한다. 안락을 갈구하면서 당당한 척하고, 실패했으면서 성공한 척한다. 문 대통령의 5년은 숙청의 시대다... 라고 질타한 바 있다. 

 

그런데 유력 대선 후보들은 이에 대해서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비껴가고 있다.

 

외국의 유력 매체에서도 "한국의 민주화 역사상 가장 역겨운(distasteful) 선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K-팝으로 세계 젊은이들의 눈과 귀를 동방의 나라 대한민국에 집중토록 만든 문화 선진국이다. 

 

어디 그뿐인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호평을 받지 않았는가? 하지만 "지금 서울에서는 영화 '기생충'보다 더 생생하게 엘리트들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쇼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외신은 꼬집고 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의 일요일판인 '선데이 타임스'는 2월 13일(현지 시간) 한국 대선을 두고 "민주화 이후 35년 대선 역사상 가장 역겹다"라고 질타한 바 있다. 선데이타임스는 "대선 후보들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에 빗대 비판한 것을 보노라면 창피와 분노를 아니 느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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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14명의 후보가 나온 줄은 선거벽보가 붙고 나서야 알았다. 이런 보도 관행으로는 군소후보가 아무리 유능하고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하더라도 KBS, SBS 등 공중파 TV에 공개토론조차도 할 수 없다면 기득권 정당과 선관위가 정한 규정으로 원천적인 정견발표가 제한되기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국가혁명당의 허경영 후보의 경우 5.7% 지지도에도 배제가 되니 억울하다고 볼 수 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한 기생충은 한국의 빈부격차, 엘리트 계층의 위선적 면모 등을 현란하게 비판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선데이 타임스'는 "후보들의 선거에는 후보 부인들도 끌려들어 갔다"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이른바 '과잉 의전' 논란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녹화록'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후보들 본인뿐만 아니라 아내들도 최근의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라며 "중요한 국내외 사안에 대한 토론 대신 부패와 부정, 샤머니즘,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속임수 등이 선거를 집어삼킨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윤 후보는 지난 17일 안성중앙시장 연설에서 “자기 진 죄는 남에게 덮어씌우고, 자기가 진 죄는 덮고, 남에게는 짓지도 않은 죄 만들어 선동하고 이게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파시스트, 무솔리니와 적폐를 어떻게 그냥 칼자루를 쥐고, 두고 봤냐”며 “파시스트의 하수인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의 말재간을 보면서 과연 히틀러의 연설이나 한번 들어 보았는지? 라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1938년 에센(Essen의 크루프(Krupp) 공장에서 하였던 히틀러의 연설은 자신감과 희망과 긍지를 독일 국민에게 다음과 같이 불어 넣었다. 

 

“다시 질서 있는 국민이 되는 것이다. 다시 근면하고 활기찬 국민이 되는 것이다. 다시 우리나라만으로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대단한 업적들을 지난 3년간 이루어 내었는가? 독일 민족이 세계의 어떤 민족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점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우리들이 해온 일이 얼마나 칭찬받을 일인가. 얼마나 숭고한 계획을 진행해 왔는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거대한 공장을 지었다. 수없이 많이 발명한 물건들과 수많은 주택을 짓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우리 민족의 업적은 다른 민족과 비교해도 뒤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독일 국민이여, 그대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더 이상 우리는 패자에 속하지 않는다. 세계는 이제 우리를 재판할 수 없다!"

 

히틀러는 유대인 600만 명의 대학살의 주인공이다. 그에 대한 증오와 독재는 영원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연설에서는 "추문·말다툼·모욕으로 얼룩지지는 않지 않았는가? 한번 음미해 볼 일이 아닌가?"

 

12월 8일 자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은 대내적으로는 소득, 젠더 문제 관련 분쟁이 격해지고 대외적의로는 한국이 문화·경제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기에 중요하다”며 “북한·중국·미국·일본 등과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왜 후보들은 이에 대한 심층 토론과 자기들만의 고유한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이슈화 시키지 않는지 묻고 싶다.

 

윤석열 후보의 어퍼컷과 이재명 후보의 발차기가 뭐 그리 중요하고 뭐 그리 대단한가? 실외에서 마스크 안 쓰는 것이 뭐가 어떻다는 건가? 규정 위반도 아니지 않는가? 이런 행동이 소득과 성 불평등을 둘러싼 분쟁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대외적의로도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 중국,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미래를 어떻게 형성해야 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지 묻고 싶다. 

 

이제부터라도 지엽적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말싸움에서 벗어나 후보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코로나 19를 비롯한 세대 간의 갈등과 빈부격차, 에너지 문제, 청년실업 문제, 부동산 문제, 나라의 균형 발전과 인구감소 문제를 극복할 지에 대한 정책제시와 심층 토론을 통하여 국민의 심판을 정정당당하게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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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20대 대통령선거,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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