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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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로컬충남] 지난 26일, 충남아산FC의 구단주인 오세현 아산시장이 현재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입장문 발표 이후 지역 내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세현 구단주는 입장문 초입에 “법인의 경영은 대표이사에게 맡기고 독립적인 자율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노력했지만, 창단부터 지금까지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더는 묵과할 수 없어 구단주로서 결단을 내리고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라고 했다.

 

시민구단의 구단주로서 독립된 법인의 경영에 개입하는 건 말 그대로 ‘정치적 외압’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간 경영에 개입하지 않은 건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다르다. 시민구단의 구단주는 시장이지만, 또 다른 의미의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들이 작금의 구단의 현실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시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지역 언론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것이 바로 ‘여론’이라는 것이다.

 

지역 여론이 시민구단인 충남아산FC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을 하면, 시민이 선출한 시장은 응당 이에 응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간 오세현 구단주를 비롯한 아산시는 어땠을까.

 

“법인 경영은 구단이 알아서 한다”, “구단 이사회에서 모든 걸 결정할 것이다” 등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하면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충남아산FC 구단의 의사결정을 하는 실질적 기구인 이사회에는 구단의 예산을 지급하는 충청남도의 실무진, 아산시의 실무진 즉 공직자들이 당연직 이사로 포함돼 있다. 이를 보고 어느 누가 법인의 경영에 지자체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을까.

 

오세현 구단주의 입장문에서 또 한 가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는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가 10%를 넘어 15%를 육박한다는 내용이다.

 

충남아산과 같은 시민구단은 기업구단과는 다르게 젊고 유능한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 타 구단으로 이적시키고, 이를 통해 열악한 구단의 재정을 메우는 방식으로 선수단을 꾸려가야 하는 게 이상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성적이라는 요소도 무시할 순 없기에 20~30명의 선수들 중 최상의 자원들을 경기장에 출전시키는 것이고, 그 중 도태되는 선수들도 물론 있기 마련이다.

 

감독은 팀 전력의 극대화는 물론이고 이를 동반해 성적까지도 이뤄야 하는 자리다. 시민의 예산을 갖고 운영하는 시민구단이라고 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선수들을 출장시켜야 한다는 것, 그것이 시민구단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하는 것은 프로축구단의 구단주로서 축구의 생리를 몰라도 너무 모른 상태에서 한 의견피력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세현 구단주의 말처럼 법인(사무국)을 이끌어 가는 임원은 누구보다 모범을 보이고, 사무국을 하나로 통합하고 지휘‧통제를 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구단주 역시 이 같은 의미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다. 앞서 언급했듯 시 관계자들이 축구단 이사회에 포진돼 있고, 여기에서 나온 내용들은 구단주인 시장에게 보고가 될 것이다. 시민이 선출한 시장, 그리고 시민이 주인인 축구단의 구단주라면 앞서 말한 것처럼 지역 여론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수렴할 것은 수렴하는 것이 구단주로서의 역할이 아닐까.

 

조금은 뒤늦은 구단주의 입장표명, 그리고 여기에 맞선 대표이사의 불응.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어려운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사람은 구단주 오세현 시장 뿐이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세현 구단주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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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세현 구단주님, 이 점은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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