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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1671149_ezl8SLd6_EAB980EC84B1EC97B4EC8BA4EC9EA5.png▲ 김성열 소장 / 천안역사문화연구소.
[로컬충남]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로 공식 법정 기념일이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제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다. 일제 강점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6월 14일이 농민데이와 권농일로 제정된 것이 오늘날 농업인의 널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정부에서 일본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농민데이를 ‘농민의 날’로 바꾸고 하루 늦은 6월 15일로 개정하였다.

농업기술 등의 발달로 모내기의 적기에 맞춰 6월 1일을 권농의 날로 정하였으나 1973년도에 어민의 날과 목초의 날, 권농의 날을 통합시켰다. 이후 다시 폐지되었던 권농의 날을 1996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로 부활시키고 이어서 1997년 ‘농업인의 날’로 제정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하게 된 배경에는 깊은 뜻이 있다.

우선 한자로 土月 土日은 열십자(+)와 한일(-)자가 합쳐 토(土)가 되면서 (토월 토일)이 겹치게 되는 길일이고, 또한 이 날을 농업인의 날로 제정하고 농민과 관련단체에서는 ’가래떡 데이‘ 등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하여 쌀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

‘도시농부’, ‘농업의 첨단산업화’ 등 최근 우리사회는 도시와 농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 어렵게 됐다.

1970년대 이후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촌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럼에도 농촌은 위축돼 왔고,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 주름 펼 날 없는 농부들의 저 근심 어린 얼굴 위에 우리의 경제 발전은 가능했다.

최근 숨 가쁘게 진행되는 FTA 앞에서 우리 농업이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농업은 결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고 사라질 수도 없다. 오히려 식량 위기라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농업의 중요함은 더욱 강조된다. 우리는 농업을 통해 지금도 하루 삼시 세끼 밥 심으로 살아간다.

농업은 우리 역사문화의 뿌리로서 생명산업이자 첨단 미래산업이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166조원, 토마토 종자 1g의 가치는 금값의 14배에 이른다고 한다. 농업은 결코 낙후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국민소득은 3만 달러에 육박하고, 귀농, 귀촌 인구도 3만 가구에 이른다. 우리 농업의 정체성과 위상을 새로 정립할 시점이다. 농업의 생태 환경적이고 공동체적인 정신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 보전해야 한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가 보도한 비전을 본다. 지금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엔저라는 ‘신3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성장 잠재력은 떨어지고, 신 성장 동력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도약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필자는 ‘농업’에 답이 있다고 확신한다.

미래학자들은 인구증가로 인한 식량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세계 식품시장과 바이오 식·의약품 산업의 빠른 성장도 농업의 미래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는 ‘꿈이 없다면 농부를 꿈꿔라’라고 강조하고, 해외 IT 기업들은 농업이 미래 성장 동력임을 예측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정보통신기술(ICT)·생명기술(BT) 등을 농업과 연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제 하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도 창조적 사고와 원대한 비전을 갖고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바꿀 큰 도전에 나서야 한다. 과거 굶주림을 박차고 일어나 한국 경제의 부흥을 이끈 우리들의 부모님처럼 ‘허리끈을 졸라매고’ 다시 뛰어야 한다.

정부는 노동집약·농지의존적 농업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기술 융복합의 기술 집약산업,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식품산업, 그리고 세계와 경쟁하는 수출산업으로 농업을 육성해 나갈 것이다.

중소농을 품목별로 조직화해 덩치를 키우고, 토마토딸기 등 수출 유망품목의 생산성과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농업의 체질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로 대도약을 위해서는 발판이 튼튼해야 한다. 농업과 2·3차 산업간 융복합을 강화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농촌관광을 활성화하는 등 농식품의 6차 산업화와 로컬푸드 시스템의 확대를 통해 기초가 튼튼한 농촌경제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물론 영세 고령농에 대한 따뜻한 배려의 농정도 잊지 않을 것이다.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창의성과 자조·자립·협동 정신을 바탕으로 ICT 융복합의 기술 집약농업과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 영농을 현장에 접목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인재 육성을 통해 정체된 농업의 변화와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또한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이 가진 자본과 경영능력,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바꾸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긍정적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30~40대 젊은 농업인이 쌀농사를 짓는 익산 한그루영농법인은 공동육묘와 방제 등 들녘경영으로 연간 수입이 25억 원에 이르고, 합천동부농협은 체계적인 해외바이어 관리와 원가절감으로 연간 5000톤가량의 양파를 수출하고 있다.

기업도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세종시에 ICT와 에너지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팜’을 운영하고, 농심은 수미감자 등 국산 농산물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롯데가 농식품 해외 수출 개척에, CJ는 종자 연구개발 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쌀 관세화 결정에 이어 영연방과 중국의 FTA가 타결되면서 개방화에 대한 불안이 어느 때 보다 큰 상황이다. 이른바 FTA 체제에 완전 편입되는 엄중한 시기이다. 하지만 막연한 걱정과 불안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각오와 착실한 준비, 그리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ㆍ농촌이 가진 대체될 수 없는 본질적 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를 위한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농업은 ‘오래된 미래’다.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인류 최초의 산업인 농업은 가정 오래된 산업이자 앞으로도 가장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는 산업임에는 분명하다.

세계 1등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IT 기업이 농업에 뛰어들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준비된 혁신과 떠밀린 도전의 역사는 오늘도 반복된다. 농업은 우리 고장 천안에게 오래된 미래이자, 새로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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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 칼럼]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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