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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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로컬충남]“고등학교 시절 라디오에서 축구중계를 하는데 아나운서의 설명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는데, 언젠가는 김찬삼 작가의 ‘세계의 나그네’라는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었죠. 결국 둘 다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작가의 대본을 몸으로 표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명품 조연에서 명품 배우로, 최근엔 화려한 입담으로 예능까지 접수한 배우 김응수 씨가 배우라는 길을 선택한 것은 이처럼 바로 고등학교 시절이었다고 한다.

물론 시대가 시대인지라 부모님은 물론 학교 선생님과 친척들까지 반대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꿈을 놓지 않았다.
“주변에서 다들 ‘밥을 굶는 일을 왜 하려고 하냐’며 무조건 반대를 했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 보다는 부정적인 측면만 너무 강조를 하기에 오히려 오기가 생겨서 반드시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그리고 결국 1981년에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연극과에 입학한 김응수 씨는 1학년 때 바로 극단에 들어가 데뷔를 했다. 당시에는 오직 연극에 전념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도 후배들에게 종종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인기를 얻으려고 연기를 할 것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연기를 해야 한다고 말이죠. 당시에 30만 원 정도를 받았던 것 같은데 월급이 아니라 연봉이었다고 하면 아마 놀라실 겁니다. 그럼에도 연극을 너무나 하고 싶었기에 20년이 넘도록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돈은 부족했지만 연극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난 것은 물론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참 많았다고 한다. 수많은 이야기 중 김응수 씨는 약간의 성대묘사와 함께 배우 윤문식 씨와의 자장면 집에서 있었던 이야길 꺼냈다.

“윤문식 형이 언젠가 자장면을 먹으러 가자고 했었어요. 앉아서 자장면이랑 소주를 시켰는데 갑자기 가위로 자장면을 짧게 자르더군요. 돈이 없었을 때니 아껴먹자는 것이었죠.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제가 젓가락질을 했는데 자장면 두가닥이 따라온거에요. 바로 윤문식 형한테 ‘이런 싸가지~ 없는 자식’이라고 엄청 혼났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추억입니다.”
이처럼 진정성 있는 자신만의 연기를 하고 싶었기에 더욱 연극무대에 오랜 기간 올랐던 김응수 씨. 이후 영화에도 출연을 했지만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고 한다.

“연극무대에만 서니까 부모님이 제가 연기를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연극을 접하시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주말 드라마에 괴짜 신부로 출연을 하게 됐는데, 잠깐이지만 주말드라마다보니 많이들 알아보시더라고요. 당시 어머니가 왠지 더 저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하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는 드라마에 더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 잇따른 예능출연으로 유명세를 더욱 타게 됐다는 김응수 씨는 예능 방송 이후 검색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자 북한산으로 도망을 갔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주변에서 갑자기 연락이 많아져 이를 피하기 위해 북한산까지 갔건만 그곳에서도 한 등산객이 오이를 주며 예능에 나온 모습을 잘 봤다는 말을 했다고 하자, TV 예능 프로그램의 파급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한다.
이렇듯 예능대세로 불리게 된 김응수 씨이지만 ‘돈의 노예, 명예의 노예가 되면 안된다’는 초심을 강조했다.

“자만보다는 최선을, 돈이나 명예를 보기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살피며 내 삶에서 주인공이 되는 그런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적 배고픈 삶이었지만 연기를 하며 행복했었기에 앞으로도 하고 싶었던 연기에 혼신을 다하며 배우라는 삶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배우 김응수로서, 인간 김응수로서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현재 차기작인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준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응수 씨. 뿐만 아니라 KBS ‘임진왜란 1592’의 영화판인 ‘귀선(鬼船)’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으로 출연을 결정, 올 하반기에도 쉼 없이 이어갈 그의 왕성한 작품 활동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범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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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응수, “배우라는 삶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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