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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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고택의 대문채, 대문 양쪽은 말을 사육하는 외양간과 마부들의 방이 있다.

[홍성=로컬충남]장곡면 산성리에는 중요민속자료 제198호로 지정된 조응식 가옥이 있다. ‘사운고택’으로 잘 알려진 조응식 가옥은 조선 후기 양주가 본관으로 첨지중추부사를 지낸 조태벽(1645-1719)이 낙향해 지은 집이다. 무려 400년 된 고택인데도 우아한 전통한옥의 멋을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본채부터 별채, 대문간, 사랑방, 외양간 등 한옥의 구조만 봐도 당시의 풍습을 알 수 있어 우리 역사에 대한 공부가 저절로 된다. 당시 고위관리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택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바로 조태벽의 12대손인 조환웅 관장이 조상이 물려준 집을 지키며 생활한다. 그래서 이 집이 오랜 세월 잘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 관장은 요즘 아파트나 현대식 가옥에 비하면 말할 수 없이 불편한 구조지만 굳이 옛 방식의 주거문화를 따라 생활을 한다. 게다가 외지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가옥을 늘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도 감수하며 집을 보여준다.

“지방마다 보존되고 있는 고택이 많지만 우리는 직접 사람이 살며 관리하는 점이 다르죠. 한번도 집을 비워 본 적이 없어요. 다른 고택들은 비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 관장은 고택을 물려받은 자손들이 대부분 외지에 나가 있어 지역에는 관리인을 둬서 관리하거나 문을 잠궈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운고택은 양주 조 씨 집안의 사유재산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문화재로서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늘 개방한다고 했다. 그러나 가끔 방문객 중에 노크도 하지 않고 안방 문을 열거나 신발을 신고 마루로 올라와 적잖게 당황할 때도 있다며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응식은 조환웅 관장의 선친 이름이다. 사운은 문경 현감을 지낸 조중세(1847-1899)의 호로 문경에 가뭄과 기근이 들자 본가인 홍주에서 곡식을 풀어 나눠줬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홍주의병에게는 군량미를 지원했다.

학상산성 아래 소나무 숲으로 우거진 넓은 뜰과 연못이 가옥 주변을 감싸고 있어 너무나 아름답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사운고택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전통한옥문화체험 숙박시설로도 등록돼 있다. 하룻밤 고택의 온돌방에서 잠자며 전통한옥의 멋을 체험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해야 된다. 또 예절교육과 인문학 강좌, 고택음악회를 하기도 한다. 문의: 642-6065

허성수 기자

조환웅 관장이 직접 살며 생활하는 본채다.

사운고택 조환웅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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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고택, 400년 된 전통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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