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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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로컬충남] 제62회 성웅 이순신 축제가 오는 28일 공식 개막을 알린다. 이번 축제는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르다. 

 

먼저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올해 다시 열리는 축제다. 여기에 민선 8기 박경귀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로, 그리고 ‘이순신’이란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며 성공 개최를 자신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웅 이순신 축제 전반에 대해 브리핑했는데, 시종 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회견에 임했다. 23일엔 신정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친수식 행사를 갖고 충무공 탄신주간을 알리기도 했다. 

 

아산은 누가 뭐래도 충무공 이순신의 고향이고, 이순신의 영혼이 깃든 고향이다. 시장까지 나서 역대급 규모 개최를 자신하는 건 시민으로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 대목은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이번 제62회 성웅 이순신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띠는 프로그램은 군악의장 페스티벌이다. 군악의장 페스티벌 하면 사람들은 얼른 진해군항제를 떠올린다. 진해에서나 볼 수 있는 군의장대의 절도 있는 동작을 이곳 아산에서 볼 수 있다니 마음이 설렌다. 

 

박 시장 스스로도 핵심 콘텐츠로 군악의장 페스티벌을 꼽을 정도다. 하지만 과연 이 프로그램이 아산에서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는 의문이다. 기자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박 시장의 답변은 이랬다. 

 

“(이순신 축제 군악의장 페스티벌은) 어디서나 대체되는 그런 프로그램 아닙니다.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팀 또한 전혀 다릅니다. 진해군항제 참가 의장대보다 급이 높은 본부급 의장대가 옵니다. 팀수와 수준이 격상되고 많아졌습니다.” 

 

“축제 성격에 맞게 축제장의 공연환경에 맞게 공연 프로그램을 달리합니다. 우리 아산은 진해와 비교하면 관람시설과 축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등 환경이 훨씬 뛰어납니다. 거기는 우리보다 굉장히 규모가 작고 평면에서 앉아서 보는 구조인데 반해서 우리는 스탠드가 잘 준비돼 있어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박 시장 답변대로라면 진해군항제 보다 차별성을 갖는 점은 상급 부대가 오고, 아산의 관람환경이 진해보다 낫다는 점 정도다. 

 

축제 대세는 ‘시민 참여’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다. 지역마다 특색을 내세우며 연중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라는 예외적 상황이 축제를 잠시 멈추게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토록 전국에서 축제가 끊이지 않지만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축제는 손에 꼽을 정도다. 

 

충청권에서 이름난 축제를 들자면 천안 흥타령축제, 보령 머드축제,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축제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체험’이다. 천안 흥타령축제의 백미는 ‘천안삼거리’ 가락에 맞춰 모든 참가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다. 외국인도 즐겨 찾는 보령 머드축제도 직접 진흙을 온몸에 바르면서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지시 줄다리기도 희망하면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 이순신 축제에도 ‘백의종군길 걷기대회’, ‘난중일기 사생대회’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없지 않고, 호응도 좋은 편이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건 군악의장 페스티벌이 지나치게 도드라져 있다는 점이다. 

 

군악의장 페스티벌은 축제예산에서도 만만찮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축제 예산규모는 총 13억 여 원으로 파악했는데, 이중 군악의장 페스티벌에 배정된 예산은 6억 2천 여 만원이다. 전체 예산의 절반이 군악의장 페스티벌에 들어가는 셈이다. 

 

진해군항제는 어떨까? 군항제를 주관하는 창원시청 관광과 축제팀은 오늘(24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군항제는 14억 여원 예산으로 치르는데 군악의장 페스티벌엔 4억 5천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순신 축제가 진해군항제와 예산규모는 비슷하지만, 군악의장 페스티벌엔 더 많은 예산을 들이는 셈이다. 

 

물론 예산 액수만으로 비교하는 건 지나치게 단선적일 것이다. 그러나 별반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는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예산이 집중됐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는 ‘기획 업체 몰아주기’라고까지 비판했다. 

 

아직 행사를 치르기 전이고, 아산시청 공무원들 전원이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분주하다. 그리고 기자 역시 아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국에서 한 번쯤 와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이런 이유로 축제를 보러온 시민 모두가 체험하면서, 그리고 즐기면서 ‘성웅 이순신’을 기억할 수 있는 축제로 치러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어느 특정 프로그램에 시간과 예산이 쏠리는 건 예산낭비로 직결될 수 있음을 박경귀 아산시장을 포함한 모든 실무진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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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성웅 이순신 축제’ 성공 개최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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