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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대부분이 ‘무더위 쉼터’
갈 곳 잃은 노인들 더위 ‘걱정’
순차적 학교등교처럼 개관 희망

[서산=로컬충남] 올해 역대 최악의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서산지역 경로당 운영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어르신을 포함한 취약계층 폭염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서산시와 대한노인회 서산시지회(회장 우종재)에 따르면 경로당 휴관이 4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어르신들의 무더위 쉼터가 함께 막혔다.

서산시가 지정한 무더위쉼터는 410곳으로 이 중 경로당을 비롯한 노인시설이 390곳으로 90%를 훌쩍 넘는다. 하지만 지난 2월말부터 서산지역 경로당 385곳이 모두 문을 닫은 상태. 재개 시기는 아직 기약이 없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지난달 말 노인시설 관련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었으나 지역사회 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지연되고 있다. 지난 9일에도 경기 광명의 한 노인주간시설에서 확진자가 6명 나오는 등 어르신들이 여전히 코로나 고위험군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문제는 코로나 고위험군인 노인층은 온열질환에도 취약하다는 점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폭염 취약계층이 코로나 취약계층과 정확하게 겹친다”고 우려했다.

사정이 이러하면서 서산시는 경로당을 대체할 수 있는 야외 쉼터를 찾는 동시에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등 기존의 실내쉼터로 우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좁은 정자나 마을 경로당 앞 등에 삼삼오오 모이면서 노인시설 휴관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고북면 남정3리 경로당 앞에서 만난 유명근(80)씨는 “코로나를 피하려다 열사병에 먼저 걸릴 지경”이라며 “학생들의 순차 등교처럼 경로당도 안전한 곳부터 조금씩 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코로나와 폭염의 이중고를 겪을 우려가 높아지자 맹정호 서산시장도 관련 대책을 주문했고, 서산시의회도 관련 현황 점검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서산시는 폭염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폭염 대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시민들의 인명 및 재산 피해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혜영 서산시 경로장애인과 경로시설팀장은 “이른 더위에 폭염 취약 층인 어르신들이 염려돼 매일 회의하며 고민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경로당을 개관해 어르신들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럴 입장도 아니어서 현장 이야기를 들으며 대안을 찾아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우종재 대한노인회 서산시지회장은 “경로당을 언제까지 닫아놓을 거냐고 역정을 내시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서산시와 경로당 환기ㆍ소독 등을 잘 해서 적절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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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하려다 열사병 걸릴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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